육군 교도소 어느 수용자 어머니의 편지
육군 교도소장님 안녕하세요!
지난 여름을 생각하면 그 무더웠던 더위가 무섭게 느껴지는데 소장님께서도 힘드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어느덧 선선한 바람으로 어렵고 힘든 사람들이 생활하기 최고의 계절이라 생각합니다.
인사가 늦어서 미안합니다.
저는 기결 000 000 어머니입니다.
지난 5월에 수용자들의 가족만남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감사의 펜을 들어야겠다고 마음먹고 사실 글을 썼지만 마무리를 못한 채 차일 피일 하다가 아들에게 보내는 글은 쉽게 보내는데 마음처럼 되지 않아서 보내지 못했습니다.
지금 눈 앞에 그때 모든 행사들이 필름처럼 스쳐지나가는군요.
늦었지만 그 뜨거운 햇빛 아래 한가지 한가지 모든 일들에 수용자와 부모를 위해 배려해 주신 점에 고개숙여 감사합니다.
행사장 가는 길이 얼마나 무겁고 부끄러웠지만 오직 자식을 위해 도착했는데 소장님의 웃음 딘 미소가 한결 얼음처럼 움추렸던 가슴이 눈 녹듯이 편안해졌습니다. 그리고 모든 상사님, 반장님, 근무 담당자님들의 밝은 표정에도 다시한 번 놀랐습니다.
소장님 한때의 행복했던 시절도 있었지만 그때는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사는 줄 알고 당연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큰 아들이 RT로 임관하고 OO은 그 힘든 훈련을 마치고 OO임관식까지..... 다른 사람들은 군대가기 싫다고 하는데 제 아이들은 두명이나 당당히 군입대하고....
사는게 뭔지 애들이 면회 안오셔도 된다는 말에 그런가보다 하고서 면회한번 가보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유야 어찌되었던 지금 상상도 해보지 못했던 일로 준비해서 면회를 가게 될 때 가슴이 저려옵니다.
그래도 저는 OO를 믿습니다. 그렇기에 아들을 품고 함께 갈렵니다.
늘 소장남의 지혜로운 교훈으로 잘 살아갈 수 있도록 부탁드립니다. 어려서부터 딸처럼 예쁜 짓만 하고 늘 부모님의 마음 상하게 해본 일이 없었는데 지금은 하루 잠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불효자입니다. 그렇다고 OO에게는 한번도 이런 말 못했습니다. 나름대로 추우면 추운대로 더우면 더운대로 꿋꿋하게 성실한 삶에 임하고 있는 모습에 감사해서입니다.
소장님 뜻하지 않게 가족만남 1박2일을 보낼 수 있다고 해서 감사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런데 갑작스럽게 밀려오는 아버지의 일 관계상 연기할 수 있는지 확인했던 점이 너무도 부끄러웠습니다. 설레이는 마음으로 이것저것 준비하면서 망설였습니다.
전화 했을 때 펜션이라고 생각하시면 된다고 하시더군요. 그렇지만 ‘그 곳 생활이...’하면서 얼음물도 챙기고 가벼운 그릇까지도 준비하다보니 준비물이 무거워서 그걸 운반해 주실 때 힘드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좁은 통로를 지나 단단하게 잠겨진 문을 통과하고 머리를 들어본 순간 아담하고 깨끗한 그런 예쁜 집을 보고 다시 한번 눈물이 돌았습니다. 감동을 받았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부족한 것 없이 배려해 주신 소장님, 자식 제대로 키우지 못한 부모에게 이렇게 까지 해주시다니 부끄럽지만 지금까지도 부모는 사회봉사 하면서 열심히 살아왔지만 더더욱 열심히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다음에 OO도 부모님 해오는 것을 보고 왔기에 잘 하도록 지도하겠습니다.
5월에 행사를 지켜보고 이번에 OO 여동생이 오빠를 너무 보고 싶어 해서 동행했는데 잘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편안한 잠자리에 오랜만에 OO 손 꼭 잡고서 한 방에서 오순도순 속삭이며 지난날의 추억을 되살려 창문너머 새어 나가도록 웃음을 함께 했습니다. 웃을 수 없는 상황이지만 웃었습니다.
OO가 보여준 OO스님이 쓰신 글 중에 이런 글귀가 있었습니다.
※행복이란 지금 이 순간에 온전히 머물고 있을 때 찾아온다.
많이 웃어야 우리를 현재에 깨어 있도록 한다는 글 좋았습니다. 그 책을 좋다고 했더니 아들이 저에게 주더군요.
소장님 글이란 참 좋은 것 같습니다.
많은 대화를 주고 받는 그런 느낌이기에 편한 마음으로 적었으니 양해 바랍니다. 고맙습니다. 그리고 수용자 부모로서 존경합니다. 모든 수용자들 힘드시겠지만 자식처럼 동생처럼 하신단 말씀 기억하고 있으니 부탁드립니다.
2012년 9월 10일 OOO 어머니 올림
육군교도소 교정교화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