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편집 2024-03-29(금)

[기고]이천과 두 도시 이야기

댓글 0
  • 카카오스토리
  • 네이버밴드
  • 페이스북
  • 트위터
  • 구글플러스
기사입력 : 2017.11.08 15:32
  • 프린터
  • 이메일
  • 스크랩
  • 글자크게
  • 글자작게
최형근사진2.png▲ 최형근 전 경기농림진흥재단 대표이사
 
<이천과 두 도시 이야기>
 
이천이란 고유지명은 천여 년 전인 고려태조(936년)부터 사용되었다.
1996년 이천시(市)가 되어 이제 20년이 넘었다.
역사와 전통은 길지만 시(市) 승격만 보면 청년인 셈이다.
 
도시 인프라가 갖추어지고 역량과 열정을 갖춘 늠름한 청년이 되었다.
그동안 많은 시민들의 땀과 눈물이 있었고, 공직자의 노력과 희생이 있었다.

청년 이천을「누구나 오래 살고 싶은 진정한 명품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이를 위해 어떠한 시대정신이 요구될까.
 
볼로냐는 이탈리아 북동부에 있는 도시이다.
인구는 약 38만명, 면적 141k㎥로 이천의 1/3이 안되는 규모이다.

중세 시대 유럽의 학문과 예술의 도시로 유명했지만, 1950년대까지만 해도 이탈리아 가장 가난한 도시였다.
이제 볼로냐는 1인당 소득이 이탈리아 평균의 2배가 넘는 4만 유로에 달하고,유럽에서 가장 살기 좋은 5대 도시에 들어간다.

실업걱정과 경제위기가 없는 볼로냐의 비결은 협동조합이다.
볼로냐시에는 4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있다.
그들에게 협동조합은 서로를 위한 공유경제 플랫폼이 되고 있다.
상품을 생산하고 거래하는 것을 넘어 교육 · 금융 · 노동 · 의료 · 노후복지 등에 연대가치(連帶價値)를 실현하고 있다.
 
베네치아도 이탈리아 북동부에 있는 도시이다.
14세기 유럽 최고의 도시였다.

무역거래에 들어가는 돈을 대는 투자자, 그리고 이 돈을 받아 힘들고 위험한 여행을 수행할 상인들이 서로 포용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포용체제는 이방인들에게 새로운 경제 · 정치적 기회를 줬고, 베네치아에 사회적 다양성과 경제적 번영을 동시에 가져다줬다.

이 도시국가의 위용이 가장 강력했던 1315년, 베네치아의 지배계급은 지금껏 획득한 자신들의 특권을 독점하려는 시도를 한다.

베네치아 귀족들의 명부인 <황금의 책>을 펴낸 뒤, 이 명부에 이름이 올라와 있지 않은 사람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방인들의 상업적 기회를 차단시킨 채 도시의 모든 운영을 기득권 세력에게 맡겨버렸다.
그 결과 베네치아의 영광은 순식간에 막을 내렸다.
 
자기가 태어난 고향을 깊이 사랑해도
「누구나 오래 살고 싶은 진정한 명품도시」가 쉽게 만들어지지 않는다.
연대와 포용이라는 새로운 시대정신을 통해
'포용적 성장(包容的 成長)' 이란 유의미한 가치가 실현 되어야 한다.
     
 
<이천이 최첨단 산업도시가 되려면>
 
수원에는 삼성, 울산에는 현대가 있지만 이천에는 SK하이닉스가 있다.
2015년 8월 완공된 ‘M14’ 공장은 아파트 28층 높이이다.
단일 건물로는 세계 최대의 반도체 공장이다.
완공 직후 월 생산량이 웨이퍼 3000장 규모였지만 1년 만에 월 5만3000장으로 늘었다.
생산량이 17배로 확대된 것이다.

앞으로 현재의 두 배인 월 최대 10만장 규모까지 웨이퍼 가공량이 늘어난다.
2015년 줄곧 하락세를 보였던 D램 반도체 가격이 2016년 7월부터 상승세로 돌아선 것도 향후 전망을 밝게 하고 있다.
가격 상승기에는 생산량을 늘릴수록 이익은 눈덩이처럼 커지기 때문이다.

SK하이닉스가 호황을 맞이할수록 이천시의 세금수입도 늘고 있다.
실제로 SK하이닉스가 지난해 5월에 이천시에 낸 지방소득세만도 약 740억 원이다.
2만 명의 종사자가 내는 종업원소득세를 합치면 연간 1000억 원이 넘을 것이다.
 
이천은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 SK하이닉스와 손잡고 성남 “판교테크노밸리”나 수원 “광교테크노밸리” 같은 “新산업 테크노밸리"를 조성해야 한다.
 
2015년에 완공된 성남 “판교테크노밸리”는 66만㎡(20만평) 규모이다.
700여 개 기업에 7만여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 졌으며 지난해 매출액이 70조원에 이르는 첨단산업의 메카로 성장하였다.

2008년 준공한 수원 “광교테크노밸리”는 27만㎡(8만2천평) 규모이다.
한국나노기술원, 경기과학기술진흥원, 차세대융합기술원 등 IT, NT, BT 관련 5개 공공연구기관과 200개 기업, 4천여 명이 입주해 있다.
 
이천 “新산업 테크노밸리”에는
 
첫째, 하이닉스 협력업체와 함께 정보산업, 차세대네트워크, 생명공학, 바이오신소재, 나노소재와 같은 첨단신수요 R&D가 들어와야 한다.
아울러 차세대 컴퓨팅, 전자기기,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등 첨단 융복합 산업시설이 들어와야 한다.
 
둘째, 특성화고인 “반도체 마이스터 고등학교”를 설립해야 한다.
마이스터고는 정부지원으로 전학생 무상교육이다.

이천의 젊은이들이 “반도체 마이스터 고등학교” 졸업과 동시에 하이닉스와 新산업 테크노밸리 내 업체에 전원 취업할 수 있다.
하이닉스 사내대학과 편입을 통해 연세대학교 학사경력도 취득할 수 있다.
 
이천 “新산업 테크노밸리"가 조성된다면 판교~광교~이천을 잇는 트라이앵글 첨단산업벨트가 만들어 진다.
이천은 "쌀과 도자기의 도시"에서 명실상부한 "세계적인 최첨단 산업도시"로 거듭나게 된다.
 
태그
비밀번호 :
메일보내기닫기
기사제목
[기고]이천과 두 도시 이야기
보내는 분 이메일
받는 분 이메일
google-site-verification=IaRBTgloleM6NJEEfEgm-iw2MODAYzkBMMUVJTHKLF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