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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여성 문제와 출산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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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7.07.10 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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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akaoTalk_20170626_135811753.jpg▲ 김경희 이천시 전 부시장
 
Ⅴ. 여성 문제와 출산율
여성의 행정고시 합격율은 1995년 10.4%에서 2015년 48.2%로 절반 가까이까지 상승했다. 그럼에도 일반기업에서는 아직도 여성의 진출이 낮은 편이다. 2015년 경제조사에 따르면 경제활동 참가율은 여성 51.8%, 남성 73.8%로 남녀의 차이가 한국은 20%이고 스웨덴은 3%로 한국은 하위권 수준이다. 더구나2015년 조사에 보면 비정규직 여성 40.2%, 남성 26.5%으로 여성이 비정규직에 취업한 경우가 남성에 비해 월등히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2015년 대학 졸업자 취업율에서는 여성 61.2%, 남성 89.9%로 남성이 더 취업하기 좋은 사회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최근 많은 국가에서 저출산과 노동력 부족이 중요한 사회문제로 부각되면서 여성들이 출산·육아와 아울러 취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정책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에도 정책적 지원이 늘어나고 있지만, 출산 및 양육기 여성들의 경력 단절 문제는 여전히 해소되지 않고 있다. 그런데 스웨덴 등 북미와 유럽의 대다수 국가에서는 출산과 육아기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 저하가 나타나지 않으며 남녀가 모두 유사한 생애 취업(첫 직장) 양상을 보인다. 이것은 자녀 양육을 지원하는 정책이 잘 갖추어진 사회일수록 여성들이 지속적으로 경력을 쌓고 안정적으로 취업할 기회가 더 잘 보장되는 것을 의미한다.
한국의 합계 출산율은 2014년 1.21명으로 감소하여 세계 최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초혼 연령은 점점 더 늦춰지고 있다. 만혼과 저출산은 경제적 비용과 돌봄 부담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미루거나 회피하려는 경향을 반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표 정책은 출산 전후나 육아기에 부모에게 휴가 및 휴직(출산휴가, 육아휴직)을 제공하는 제도나, 공보육 시설의 확대, 직장보육시설 운영 등이 있다. 2005년 이후 이러한 제도를 신청하는 건수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으나, 중·소규모의 직장에서는 현실적으로 피부에 와 닿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중앙 부처인 내무부(현 행정자치부)에서 근무한 나는 누구보다 힘든 육아 시절을 보냈다. 중앙 부처의 특성상 야근과 출장이 많아 아이들 돌봄 문제 때문에 매우 힘든적이 많다. 심지어 낯선 일용직 도우미 아주머니에게 아이를 맡겨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당시에는 지금과 같은 보육시스템이 발달하지 않은 시절이었기 때문에 직장생활과 가정의 가사를 병행하는 것이 얼마나 힘들었는지 모른다. 야근을 마치고 집에 돌아와 밀린 설거지와 빨래를 하고 잠이 들어 새벽 4시에 일어나 출근을 해야할 때는 몸을 가누기조차 힘든 피곤함과 서러움에 눈물을 펑펑 흘린적도 부지기수였다. 내무부 1호 여성 공직자로서 책임감과 사명감, 후배 여성 공직자들에 모범이 되기 위해 그리고 남성 직원들에게 여성이란 이유로 뒤쳐지지 않기 위해서 야근이나 출장도 마다 않았던 ‘철의 여인’이란 별명으로 불렸던 나 자신도 가정의 가사와 아이들 돌봄 앞에서 좌절했던 지난 날들이 다시금 생각난다.
여성이 겪는 사회와 가정에서의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출산율 상승은 기대하기 어렵다. 혁신적 사고를 가져야 한다. 우선 남성들이 가사를 부담하는데 적극적으로 나서야한다. 물론 예전보다는 많이 분담하고 있지만, 도와주는 차원이 아닌 자신의 일과로 받아 들여 주어야 한다. 그리고 지자체는 공보육을 지금보다 몇배로 늘려 아이를 맡겨야 할 때에 언제든 어떤 상황에서든 아무 어려움 없이 맡길 수 있게 하고, 안전하고 질 좋은 보육서비스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기업도 보육시설 확충에 적극 나서줘야 하고, 여성의 보육에 따른 시간을 할애해 줘야한다. 특히 지자체의 역할이 중요하다. 기업체를 계도하는데 앞장서야 하고, 국공립 어린이집을 확충하는데 예산 편성의 우선권을 두어야한다. 노인 돌봄을 위해서 주치의제도를 적극 추진 하고, 전문 돌보미 양성을 통해 실질적으로 고품질의 서비스를 저렴하게 이용할 수 있는 방안을 만들어 내야한다. 아이와 노인에 대한 돌봄의 의무가 사회에 있다는 생각으로 ‘사회적 돌봄’이 체계화 되어야만 우리사회의 여성 문제, 출산 문제, 노인 문제가 제대로 해결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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