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 들어서면서 청년들 사이에 88만원 세대라는 말이 유행했다. 이후 3포세대(연애, 결혼, 출산 포기), 5 포세대(3포세대+내 집, 인간관계), 7포세대(5 포세대+꿈, 희망)를 넘어 포기해야 할게 너무 많아 셀 수가 없다는 N 포세대라는 말이 유행한다고 한다.

이렇게 청년들의 꿈을 빼앗아간 한국을 그들은 ‘헬조선’이라고 부른다. 청년실업은 지금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은 문제이다. 2011년 아랍 지역의 재스민 혁명이나 미국의 월스트리트 점거운동의 근본적인 원인 중 하나는 청년실업문제인 것이 사실이다. 5000년 우리나라 역사에서 최고의 스펙을 쌓은 작금의 청년들이 취업이 되지않아 거리를 방황하고 있다.

청년실업이 세계적인 추세이기는 하지만, 그 중 우리나라가 최고로 심각하다는 것을 볼 때, 우리나라가 가진 산업의 구조적인 문제에서 비롯되었다고 보여진다. 2015년 IMF자료에 따르면 주요 15개국중 대기업 의존도가 가장 높은 나라가 우리나라인 것으로 나타났다. 대만이나 일본 그리고 미국보다 우리나라는 대기업이 산업에 차지하는 비중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만큼 대기업의 자본은 공장 설비 및 사무 자동화가 중소기업 보다 빠르게 진행되기 때문에 노동인력을 대체할 수 있는 자동화가 많이 진척되어 있다고 보여진다. 우리도 알다시피 15조원이 투입된 현대 하이닉스의 증설이 지난 몇 년간 이루어지고 있지만 대부분이 자동화 설비의 확충이다. 그렇다 보니 우리 시에서 뚜렷하게 취업자 수가 증가했다는 말이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서비스 산업은 어떠한가 서비스 산업도 내용은 별반 다르지 않다. 영화관을 예로 들어 보겠다. 예전에는 중소도시에 여러 개의 극장이 있었다. 각각의 극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본적인 노동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대기업에서 운영하는 멀티플렉스 영화관이 들어서면서 중·소규모 영화관은 문을 닫을 수 밖에 없다.

그런데 멀티플렉스 영화관에서 채용하는 노동력은 약간의 정규직과 나머지는 알바생으로 채워진다. 대기업의 첨단 멀티플렉스에서는 자동티켓기를 비롯해 대부분이 자동화되어있기 때문에 많은 수의 노동력이 필요 없게 된 것이다. 이러한 산업 자동화와 대형화는 인력감축의 주된 원인이며, 곧바로 실업률 상승으로 이어지는 것이다.

설상 가상으로 4차 산업혁명이 등장했다. 2016년 다보스포럼의 주제는 4차 산업혁명이었다. 지금껏 우리가 경험했던 것과는 차원이 다른 기술혁명이 오고 있다. 물리학과 디지털 그리고 생물학 사이에 놓인 경계를 허무는 기술적 융합이 특징인 4차 산업혁명은 사물인터넷과 소셜 미디어 등으로 인간의 모든 행위와 생각이 클라우드 컴퓨터에 빅 데이터 형태로 저장되는 시대가 올 것이라는 예측이다. 인공지능과 자동화는 제조업 노동을 시스템 제어, 관리 등 소수의 전문직외에는 최종적으로 기계가 노동자를 대체하면서 인간의 일자리를 빼앗아 노동시장을 붕괴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일자리, 청년실업은 점점 더 꼬여만 가고 있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있을까? 기계화·자동화를 넘어 인간처럼 행동하고 생각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인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우리는 무엇이 바뀔까? 보다는 무엇이 안 바뀔까? 에 관심을 갖을 필요가 있다. 안 바뀌는 것이 인간이 추구해야 할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아담 스미스의 분업화 이론 이후로 이루어진 기계화·자동화는 소품종 다량생산체계를 갖는다. 그러나 인간의 창의성은 다품종 소량화를 통에 가치를 높이는 상품을 만들어낸다.

명품가방을 기계로 대량생산한다면 그것은 이미 명품이 아니다. 지자체는 다품종 소량화 전략을 통해 수 없이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

드론 제작, 수제 자동차, 자동차 리모델링, 수제 전자제품 심지어 수제 스마트폰에 이르기까지 창의성과 품격의 가치를 살린 다품종의 소량생산체계를 적극지원하고, 소재를 발굴하여 유능하고 창의적인 젊은 인재들이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능력을 십분 발휘할 수 있는 그러한 산업체계를 만들어내야만 청년 실업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이다.